우리의 삶은 협상의 연속이다
우리는 크고 작은 일로 늘 협상을 하면서 살아간다.
친구 간에 다툼이 벌어졌을 때나 직장에서 상사나 동료와 의견 대립이 있을 때, 바이어와 거래를 성사시키고자 테이블에 앉았을 떄, 또는 자신의 연봉을 정해야 할 때 등 개인적인 협상에서부터 상거래나 분쟁 해결을 위한 협상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주장을 하고 설득을 하고 때로는 강요를 한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협상을 주도한다고 하면 주로 말싸움을 하여 이기는 것, 입으로 상대방을 때려눕히는 것, 잘하면 나만 톡톡히 이익을 보는 것 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 오해이며 잘못된 생각이다.
협상이란 남과 말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다. 싸움이기는커녕 인간적인 원만한 관계야말로 협상을 함에 있어서 빠뜨릴 수 없는 요소이다. 이 책에 담겨 있는 수많은 사례들이 인간관계를 경시하는 사람, 남과 잘 사귀지 못하는 사람은 협상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나아가 자기만 이익을 보려고 하는 비열함은 협상에 있어 확실히 마이너스가 된다. 서로 요구하는 것이 대립적이라 해도 한쪽만 이익을 보는 게 아니라 양쪽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는 지점을 향해 협상을 진전시켜야 한다.
인간에게는 항상 어떤 욕구가 있게 마련이고, 그것을 관철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과의 협상은 불가피한 것이다. 이 책에서 서술한 협상의 기본을 익혀 차츰차츰 경험을 쌓아나간다면 어떠한 협상도 까다롭다거나 힘든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서문 중에서
후쿠다 다케시
1936년 야마다시 현에서 태어났고, 주오대학 법학부를 졸업하고 야마토운수주식회사, 언론과학진흥협회, 대화교육센터를 거쳐 현재 <대화법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민간 기업과 관공서 등 대상으로 새로운 시대의 커뮤니케이션을 주축으로 하는 연수와 강연을 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대화법연구소>주최의 세미나를 개최하여 널리 호평을 받고 있다.
저서로는 『정말 곤란할 때의 대화법』, 『상사와 부하, 잘 지낼 수 있는 심리학』, 『커뮤니케이션 센스』, 『사람을 키워주는 기술적인 칭찬과 나무람』, 『절충과 설득의 50가지 법칙』, 『회의와 미팅을 능숙하게 진행하는 방법』, 『교섭력을 연마하는 책』, 『성공하는 사람의 커뮤니케이션』, 『재치있게 말 잘하는 사람을 만나는 말』 등이 있다.
대화 기술을 연마하라
* 당신은 스피치형인가 회화형인가
'커뮤니케이션' 이란 단어는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이것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매우 힘들다. 그럴싸하게 포장된 정의보다는 곧잘 사용되는 '캐치볼' 의 비유 쪽이 훨씬 더 이해하기 쉽다.
말이라는 볼을 던지고 캐치볼이 곧 커뮤니케이션이다. 캐치볼이기 때문에 반드시 서로 주고받는 활동이 이루어진다. 그 전형으로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대화'이다.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을 익히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대화하는 기술을 갈고 닦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 내용과 표현의 균형을 맞춘다
아직까지도 '중요한 것은 알맹이다', '내용만 좋으면 되는 거지, 뭘' 이라고 입 바른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말의 내요이 중요하다는 것은 물론 두말할 것도 없는 이야기다. 그러나 아무리 내용이 좋더라도, 그것을 요령 있게 남들에게 전달하지 못한다면 내용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다른 사람과 협상을 하게 된 경우에 사전에 정보를 모으고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두 번, 세 번 검토하여 내용을 충분히 숙지했다고 하자. 그렇게 했다 해도 막상 협상 상대앞에서는 긴장과 두려움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다하지 못했다면 애써 내용을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한 일은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머릿속에는 훌륭한 아이디어가 잔뜩 들어 있건만 기획 회의 자리에서 마음껏 설명하지 못하는 사원이 있다. 그러니 그 훌륭한 기획은 그저 그의 머릿속에서만 빙빙 맴을 돌 뿐 한번도 햇빛을 볼 수가 없다.
이런 사원에게는 표현력을 갈고 닦는 일이 급선무이다. 영국 속담에 '표현되지 않은 진리는 진리라고 할 수 없다' 라는 말이 있다. 제아무리 훌륭한 진리라 해도 표현되어야 비로소 진리로서의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다.
내용과 표현의 균형을 다음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검토해보자.
① 내용만 중시하는 유형
이런 유형은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은 폐해를 낳게 된다. 내용이란 표현을 해서 상대방의 평가를 얻음으로써 객관성이 확보되는 것이다. 남에게 말을 해본 뒤에야 스스로는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한 기획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② 내용은 적고 표현이 지나친 유형
말만 그럴싸할 뿐 내용은 별로 없는, ①과는 정반대의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절대로 스스로 조심하고 삼가지 않으면 안되는 협상에 있어서도 말만 앞선 채 내용이 뒤따라주지 않으면 상대방이 불신하게 되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③ 내용과 표현의 균형이 잡힌 유형
표현을 위해서도 내용에 기울이는 만큼의 연구와 노력을 한다. 가장 이상적인 유형이다.
흔히 '성의만 있으면 된다' 고 하는데, 성의만 가지고 일에 뛰어들었다가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했던 경험을 누구나 해보았을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요구를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이해를 시킨다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절대로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사항인 것이다. 그러나 팔짱을 끼고 심각하게 궁리를 한다고 해서 표현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 '나는 이렇게 하고 싶다' 는 자신의 생각과 요구를 일상 생활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벼운 마음으로 자꾸 말을 해야 한다.
주위 사람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말을 걸어 반응을 지켜보고, 의견을 들어본다. 상담하는 형태를 취하는 것도 좋다. 상대방의 반응이나 대답이 이쪽이 생각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예상 밖의 반응은 표현 방법과 표현 내용, 양쪽 모두를 보다 향상시켜 주는, 그야말로 내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정보이다. 대화의 개치볼을 주변 사람들과 자주 주고받음으로써 내용 자체가 풍부해지는 것이다.
평소에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을 번거롭게 여기지 말고 가능한 한 많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라. 대화를 즐기는 습관을 들여라. 대화 기술은 하루하루의 경험 속에서 향상되는 것이다.
* 커뮤니케이션의 세 가지 조건
대화의 기술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크게 의존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갈고 닦음으로써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다.
* 정확하게 의사를 전달하라
받아들이는 쪽이 내용을 결정한다.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를 올리는 태도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목적에 맞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는 받아들이는 쪽에 의해 결정된다' 는 조건이 붙는다.
이 세번째 조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효과는 내 쪽에서 결정하는 것' 이라는 오해를 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이 내 생각을 그대로 전하는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도 이런 오해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평소의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자신의 생각이 그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후에 이런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내 말뜻은 그게 아니에요."
"이쪽에서 한 말을 그런 식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이상한거야."
"제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시면 곤란합니다."
자신이 한 말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모두 상대방이 잘못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상대방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해도 한번 잘못된 길로 들어선 커뮤니케이션을 바로잡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저런 사람과는 이야기해봐야 아무 소용 없어."
결국 그런 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포기하거나 아니면 조심스러워서 그 다음부터는 입이 떨어지지 않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한시바삐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가 한 말의 효과는 받아들이는 쪽에 의해 결정된다는 원칙을 인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원래 내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는 전적으로 상대방의 권한인 것이다.
* 서로 다른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
① 사전에 정보를 수집한다
상대방이 남의 말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인지, 사고방식이나 작업, 처한 입장이나 사정, 직장의 상황 등에 대해 사전에 정보를 입수한다. 그러면 상대방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고, 미리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생각해볼 수도 있다. 상대방 역시 나에 대해 미리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을 게 틀림없다. 내 쪽에서 사전 정보의 수집을 소홀히 했다가는 크게 틈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② 즉석에서 상대방을 주의 깊게 관찰한다
날마다 접촉하는 상대, 이미 얼굴을 잘 아는 사람인 경우에는 그 사람을 다 알고 있는 듯이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간은 변화무쌍한 존재이다. 어제의 그나 그녀가 오늘의 그나 그녀라고 단정지을수 없는 것이다.
"그 사람이야 항상 그렇지 뭐."
이런 식으로 단정지었다가는 그 사람의 변화나 달라진 점등을 전혀 파악할 수 없다. 남과 만나 이야기 할 때는 되도록 마음을 활짝 열어야 한다. 그리고 바로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주제를 넘나드는 대화는 뜻밖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이렇게 대화는 즐거운 것이 될 수 있지만, 자기 고집이 강한 사람은 선입견을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하기 때문에 첫마디부터 단정짓는 말들이 튀어나오기 쉽다.
"그건 말이 안 되죠."
"영업하는 사람들이 하는 생각이 뻔하지요. 뭘"
"상사들은 다 그렇고 그래요."
결국 이야기가 서로 맞물리지 않아 흥이 깨지고 만다.
③ 피드백으로 이해의 폭을 좁힌다
사전에 상대방에 대한 분석을 하라. 현장에서는 일단 백지상태로 돌아가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라. 이 두 가지 사항은 꾸준한 노력을 필요로 하는 목표로, 완벽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그런데 위의 두 사항을 완벽하게 행했다고 해도 앞서 서술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작용하여, 이쪽의 이야기가 엉뚱한 방향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있다.
대화란 어떤 경우이건 막상 뚜껑을 열어보지 않고서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요소를 수반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때에는 그 나름대로 서로 간의 차이를 인정하는 자세로 임한다.
"그렇군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요."
거기에 덧붙여 보충을 하거나, 각도를 달리하여 이야기해본다.
"저는 이러저러한 뜻으로 드린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이렇게 서로 간의 이해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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